[인생 지식 서재-시니어 돌봄] 일본과 덴마크 사례로 살펴본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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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가 된 한국, 이제는 예산 규모보다 운영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 기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으며 앞으로도 고령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복지 예산도 늘어난다. 문제는 예산 규모 자체가 아니라 그 예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가에 있다.

노인 복지 관련 기사를 찾아보면 요양시설 부족, 장기요양보험 재정 문제, 돌봄 인력 부족 같은 이슈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복지 확대를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재정 부담을 우려한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느낀 점은 고령화 자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돌볼 것인가”라는 점이었다. 같은 고령사회라도 국가마다 접근 방식이 상당히 달랐다.

특히 일본과 덴마크는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했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돌봄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두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앞으로 한국이 참고할 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일본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역 중심 돌봄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일본은 2000년 개호보험 제도를 도입했다.

개호보험은 노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돌봄이 필요할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보험료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하지만 제도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재정 부담이 예상보다 커졌고 시설 이용 수요도 급증했다.

이후 일본은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대신 제도 구조를 조정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대표적인 것이 ‘개호예방’ 정책이다.

개호예방은 노인이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되기 전에 운동 프로그램, 건강 관리, 사회 참여 활동 등을 통해 신체 기능 저하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처음 관련 자료를 읽었을 때 흥미로웠던 점은 일본이 돌봄 서비스를 단순한 복지 지출이 아니라 미래 비용을 줄이는 투자로 본다는 점이었다.

노인이 건강을 유지하면 삶의 질도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의료비와 돌봄 비용도 감소할 수 있다.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은 일본 돌봄 정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이 최근 가장 강조하는 정책은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이다.

쉽게 말하면 의료, 돌봄, 주거, 생활 지원을 지역사회 안에서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구조다.

과거에는 병원은 병원대로, 복지기관은 복지기관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노인의 입장에서는 여러 기관을 각각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은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노인의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을 파악한 뒤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방문간호, 방문개호, 주간보호 서비스 등을 연계하여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익숙한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령자가 살던 지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념을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라고 부른다.

관련 사례를 조사하면서 느낀 점은 많은 노인들이 시설 입소보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생활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이었다.

돌봄의 목표가 반드시 시설 확충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덴마크는 시설보다 지역사회와 주거 환경을 중시하는 정책을 선택했다

덴마크는 노인 복지 선진국으로 자주 언급된다.

흥미로운 점은 덴마크가 오래전부터 시설 중심 돌봄의 한계를 고민해 왔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덴마크는 대규모 요양시설 확대보다 재가 돌봄과 지역사회 지원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현재도 가능한 경우에는 노인이 자신의 집이나 독립된 주거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단순히 비용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개인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철학이 정책에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덴마크의 많은 고령자는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경우 방문 서비스를 이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이 논의되고 있는데, 덴마크 사례는 참고할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예방과 재활에 투자하는 방식은 두 나라의 공통점이다

일본과 덴마크는 제도 구조는 다르지만 공통점도 존재한다.

바로 예방과 재활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돌봄이라고 하면 식사 지원이나 신체 수발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선진국 사례를 보면 가능한 한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퇴원 직후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근력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여러 연구 자료를 살펴보니 신체 기능 유지가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예방은 눈에 보이는 성과가 늦게 나타나지만 결국 가장 비용 효율적인 투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어떤 부분을 참고할 수 있을까

물론 일본과 덴마크의 정책을 그대로 도입할 수는 없다.

인구 구조도 다르고 세금 체계와 문화도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몇 가지 참고할 만한 방향은 보인다.

첫째, 시설 중심 돌봄과 재가 돌봄의 균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둘째, 치료 이후 단계보다 예방 단계에 더 많은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셋째, 돌봄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중요하다.

최근 돌봄 서비스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문제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돌봄 노동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만드는 논의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고령화는 복지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변화일 수 있다

자료를 정리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일본과 덴마크가 단순히 노인을 지원하는 정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나라 모두 고령화를 사회 구조 변화로 받아들이고 제도를 지속적으로 수정해 왔다.

고령화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될 현상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지원 확대나 예산 증액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어떤 방식이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답은 하나가 아닐 것이다.

다만 일본과 덴마크 사례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방향을 검토해 볼 수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참고 자료가 된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 통계청, 고령자 통계
  • 대한민국 보건복지부
  •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
  • 일본 후생노동성(MHLW) 개호보험 제도 자료
  • 일본 지역포괄케어시스템 정책 보고서
  • OECD Health at a Glance
  • Danish Ministry of Social Affairs and Housing
  • European Commission, Long-Term Care Reports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 연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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